작성일 : 17-09-15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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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개인전_SAESAE-TILAKENS &Spacetime
 글쓴이 :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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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 개요

전시제목 ㅣ SAESAE-TILAKENS &Spacetime
참여작가 ㅣ 이 유
전시일정 ㅣ 2017. 9. 20 wed - 9. 26 tue
전시장소 ㅣ 관훈갤러리 3F
관람시간 ㅣ 10:30 ~ 18:30


◇ 전시 서문


이 유의 ‘사유적 랜드스케이프’

이 유는 2014년부터 라는 주제로 작품을 발표해오고 있다. 2015년 갤러리 고도, 2016년 관훈갤러리 개인전에 이어, 이번 개인전 역시 라는 주제로 작품전을 갖는다. 작품의 테마는 ‘틸라켄즈와 스페이스타임’인데 이 작품은 마음의 수행과정에서 착안된 것이라고 한다. 작가는 어느 날 여름, 도심에서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명상을 하고 있던 중 ‘생각들이 무너져 내리고 근원을 알 수 없는 희열’을 느꼈다고 한다. 그 순간 작가는 자연과 일체감을 느꼈고 경계를 알 수 없는 무아지경에 빠졌다. 인생에서 흔치 않은 그 날의 사건이 지금과 같은 ‘사유적 랜드스케이프’를 가져오게 된 셈이다.
은 몇 겹의 레이어로 에워싸인 원형의 이미지 안에 크게 상단과 하단으로 구분되어 있다. 그림의 시작은 상단의 수직선에서부터 오른쪽으로 출발한다. 이것은 작가가 명상을 하던 중 정원의 맞은편에 세워진 석상을 보는 순간 그속에서 내 얼굴과 석상의 얼굴이 투과와 반사를 하며 반복적으로 비추고 있었고, 그 석상 너머로 곧게 뻗은 나무들이 마치 절벽 아래에서 하늘을 쳐다보듯 높은 빌딩처럼 높게 밀려져 나타난 환상을 단계별로 묘출해낸 것이다. 동심원을 중심으로 사이사이마다 빈 공간이 눈에 띄는데 이것은 그가 다음 광경을 목격할 때까지의 휴지(休止) 상태를 축약한 것이다.
그가 명상중 목격한 랜드스케이프는 자연스럽게 수직 상태에서 수평 상태로 넘어간다. 조금 전만 해도 숲의 나무를 올려다보았다면 이번에는 숲속의 깊이로 빠져들었다. 우리는 이것을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잘 모르겠지만 이 유는 자신도 믿기 어려운, 참으로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고 전언하였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숲속 나무 사이의 빈 공간들은 마치 투명한 물속 같았고 그 나무들은 물속에 잠겨 있었다고 한다. “나는 그 순간 원형수조 속 같은 정원 속에 잠기어 있었다”고 했는데 화면 하단의 윗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원형 수조 속의 정원’같은 이미지를 실어낸 것이다. 길게 펼쳐진 반구 사이에 나 있는 선들은 숲속의 깊이감을 나타낸 것이고, 상단 하단의 노랑 색띠는 유리같이 투명한 공간의 대기 또는 고요한 물속의 분위기를 상징한다.
평론가 도널드 커스핏(Donald Kuspit)이 화가들은 예술이 물질계가 부인하고 회피했던 영성의 저장소와 피난처로 기능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유의 작품에서 보듯이 물질주의가 만연한 세태속에서 ‘미지의 영역’, 즉 의식의 심연을 관찰한다는 것 자체가 흥미롭다. 그것은 과학을 신봉하는 자연주의자들에게는 묵과할 수 없는 행위로, 유물론자들에게는 미신적 행위로 비칠 것이 분명하지만 인간은 물질로만 해명할 수 없는 측면을 갖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옛 사람들은 예술을 마음의 거울 또는 영혼의 표상으로 보았는데 이것은 예술작품에 마음을 투영한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예술은 의식이 보다 깊은 곳을 파고들어 다면체처럼 알 듯 모를 듯한 인간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예술을 실증적인 차원을 넘어 정신적인 영역으로 간주해온 것은 이 때문이다. 인간이 정신적 존재인 한 예술 또한 의식, 무의식의 발현체가 된다는 것은 의심할 나위가 없다.
는 Spacetime중에서 정원의 맞은편에서 본 석상의 얼굴과 자신의 얼굴이 투과와 반사를 되풀이하는 장면을 소재로 한 것이고, 는 숲에서 마주하였던 병풍처럼 길게 에워싼 곧게 뻗은 나무와 숲속사이의 빈 공간을 통해 본 수림의 깊이를 기하학적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은 움직임이 정지된 상태에서 대기가 옅어지고, 그 대기 속의 미세한 흐름을 형상화한 것이다. 각 작품마다 네모꼴로 윤곽을 두르고 그 안에 다시 여러 색조의 원과 마름모꼴의 기하학이 어우러져 있다.
이 작품들은 서양의 기하학적 추상처럼 평면성이나 색 자체의 고유성을 관철하기 위해 제작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체험에 기초한
것으로 각각의 화면은 독특한 이야기, 그러나 검증하거나 정량화할 수 없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그의 회화는 일반적인 추상화와 달리 의식의 궤적을 포괄한 미스터리한 현상에 근거한 것이다. 그는 채널이 외부세계를 맞이하는 장소나 통로의 구실을 하는
것처럼, 몸과 의식을 외부의 자극을 수신하는 채널로 인식하고 있는 것같다. 몸이 감각의 무늬들을 매개한다면 의식은 심리의 물결들을 매개한다.
작가가 발표하는 일련의 작품들은 그의 체험과 연관되어 있다. 작가는 90년대 말 암 진단을 받고 커다란 충격에 빠졌다. 다행히 치료를 받고 예전처럼 생활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 무렵은 앞이 캄캄했고, 한마디로 절망상태였다. 하지만 그에게 이 시기가 모두 실의와 좌절로만 점철된 것만은 아니었던 것같다. 엄청난 시련은 그가 삶을 진지하게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안겨주기도 했다. 투병생활과 더불어 작가는 한때 수도자의 길을 걷고자 했을 만큼 종교적인 수행에 몰입해 있었다. 그후 명상을 하면서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은 특이한 체험을 하게 된 것이다. 몇 차례의 만남과 대화를 통해 필자는 그 환상이 대단히 구체적이며 확고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가 자신의 말을 주위에서 믿어주는 사람이 별로 없어 답답했다고 한다. 그가 붓을 든 것도 바로 자신의 체험을 확증해
보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작가는 그의 심상세계에서 일어난 것들을 탐사하면서 마음의 작용이야말로 인간에게 있어 가장 오묘한 지점이라고 여기는 것같다. 말하자면 그의 작업은 자신의 내부와 외부에서 일어났던 현상의 역추적이자 재구성인 셈이다.
그에게 마음의 세계는 흥미진진하기만 하다. 마음의 기관에서 일어나는 세목을 일일이 기록한다는 것 자체가 나의 존재, 나아가 인
간의 신비성을 거듭해서 확인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끝 간 데 없는 마음의 세계를 통해 감상자에게 인간 존재의 미스터리를 음미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 요컨대 그의 그림은 그가 목격한 환상적인 심상풍경인 셈이다.

서 성록(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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