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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버튼
김순선, 김승현, 김지은, 서인혜, 이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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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관훈미술관 전관
날짜
2023.02.28 ~ 2023.03.22
시간
10:30~18:30
담당
김석원 02-733-6469

재생버튼 : 폐기된 존재들의 귀환을 위한 리-플레이

 

 

기획 : 정은영 _ 미술사/미술비평, 한국교원대학교

 

 

참여작가 : 김순선, 김승현, 김지은, 서인혜, 이종관

유용성의  원리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쓸모없는  대상,  비생산적인  존재는 

가차없이 폐기되거나 냉혹하게 평가절하된다. 매일 버려지는 물건들만이 아니다. 

수익성이 없는 생각은 쓸데없는 잡념으로 폄하되고, 생산력을 상실한 노쇠한 몸은 

사회적 잉여나 잔여물로 치부된다. 더 많은 것을 생산할수록 더 많은 것들이 

버려지는 글로벌 자본주의 사회는 유용하지 않은 존재를 폐기하기 위해, 폐기된 

존재를 보이지 않게 감추기 위해, 골머리를 앓는다. 굳이 아프리카 대륙 어딘가에 

쌓여있는 쓰레기 산이나 태평양을 떠다니며 거대한 띠를 형성한 쓰레기 섬을 

떠올릴 필요도 없다. 우리는 사회적으로 폐기된 존재의 영역이 걷잡을 수 없이 

커가는 것을 매일 가까이서 목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생 버튼>에 참여한 다섯 작가는 버려진 것들을 주워 모으고, 추방된 존재를 

불러들이며, 효율성과 이윤의 법칙을 비틀어 놓는다. 이들이 소환하는 대상은 

전지구적인  산업화와  지배적인  상징  구조가  사회의  가장자리로  밀어낸 

존재들이다. 참여 작가들은 상품과 쓰레기, 파괴와 재건, 사멸과 소생 사이를 

가로지르며 가치의 변용과 순환을 꿈꾸는 재생 버튼을 누른다.

     오염된 죽음의 땅에서 살아남은 지구 최초의 생명체 지의류부터 파괴와 건축이 

초현실적으로  충돌하는  택지개발  현장의  비-장소적  풍경까지,  컬렉션과 

아카이빙의 논리를 내파(內波)하며 소중한 오브제로 변신한 쓰레기 파편들부터 

버려진  것들을  쓸어내는  대신  공중  곡예를  넘듯  군무를  펼치는  플라스틱 

청소도구들, 그리고 할머니들의 고된 노동과 힘겨운 활동을 보듬어주는 꽃무늬 ‘ 

몸빼’  일바지에  이르기까지,  버려졌던  존재들이  되살아나(re-generate) 

재순환하며(re-cycle)  다시금  유희한다(re-play).  지금,  함께,  우리로부터 

떨어져나와 폐기되었던 존재들, 언제나 우리 자신이었던 그들을 맞이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