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전시 Current Exhibition

天地不仁 2014
장명규
天地不仁 2014
장소
관훈갤러리 1,2층
날짜
2014.03.05 ~ 2014.03.25

그동안 장명규는 주로 문명사적 비전(문명을 찾아서)이나 이상향(낙원으로 가는 길) 그리고

노장사상(천지불인)과 같은 거대담론의 주제를 심화하고 변주시켜왔다는 점에서 일관성을 보여주고 있다.
적어도 외관상 미시담론이나 개인적인 서사가 대세인 시대에 그의 그림들이 제안하는 거대담론은
오히려 가볍고 피상적인, 표면적이고 표피적인 시대감정에 화두를 던지는 어떤 힘이 있고 울림이 있다.
그 울림에 의하면 예술은 결국 실존의 문제이며, 예술의 화두는 그대로 인간이며 인생이며 삶의 화두에 등치된다.
그리고 그 화두를 몸소 실천하는 인간은 진인(眞人), 전인(全人), 자연인(自然人)으로 실현된다.
어쩌면 작가의 그림 그리기는 이런 진인이며, 전인이며, 자연인을 실천하고 실현해가는 과정으로 보인다.

그리고 인간이 등장한다. 대개는 직립해있거나 다소곳한 정자세로 앉아있는 자세의 인체, 혹은 두상이나
프로필이 최소한의 가장자리 선으로만 표현된 인간이 관조적인 인상을 준다. 그들은 하나같이
얼굴이 그려져 있지가 않은데, 실제로는 부재하는 얼굴이라기보다는 관조하는 얼굴이며,
자기 내면을 쳐다보고 있는 자기반성적인 정황을 암시하는 얼굴이다.

 아마도 작가는 그 뿔과 더불어 무소의 뿔처럼 이 시대를 홀로 건너가라고 스스로에게 다짐하고,
우리에게 권유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고충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