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무장지대-武裝에 대하여展

기간 : 2024. 3. 20 ~ 4. 13 (10:30 ~18:30), 월요일 휴관

장소 : 관훈갤러리 전관   

참여작가 

강재구, 김   억, 김재홍, 김진하, 류연복 

류준화, 박순철, 박영균, 손기환, 송   창 

이동환, 이명복, 이인철, 이태호, 정기현 

정지윤, 최경선 

1. 1953년 유엔사와 북한의 휴전 협정에 의해 한반도 허리를 가로지르는 군사분계선과, 그 선을 기준으로 남북 2km의 남방한계선/북방한계선에 의한 비무장지대(DMZ)가 설정되었다.

비무장지대. 말 그대로 무장이 해제되어야만 하는 곳. 그러나 현재 동서 256Km, 남북 4Km인 이곳엔 수백만 개의 지뢰가 설치되어 있을 거라고 전해진다. 게다가 북한 G.P는 북방한계선 남쪽 1.6Km, 남한의 G.P는 남방한계선 북쪽 1.2Km까지 진입된 곳도 있다. 그러니까 양 G.P간 실제 거리는 기껏 1Km 정도다. 모두 중화기로 무장한 긴장된 상태. 일촉즉발 상태인 이곳이 어찌 비무장지대라고 할 수 있겠는가. 더불어 <비무장지대>라는 용어에 근거하자면, 폭 4Km의 이 공간을 제외한 북과 남쪽 국토 전체는 역설적으로 <무장지대>란 뜻이 아닌가.

지난 70년간 우리는 분단 현장 남측 <무장지대>에서 분단 정치, 분단 문화, 여타 분단 이데올로기에 의한 온갖 부조리한 현실을 온몸으로 겪으며 살아왔다. 국토 어디를 가더라도 만날 수 있는 벙커, 참호, 철조망, 여타 우리 일상에 존재하는 군사 시설... 게다가 과거 고교 대학 시절까지 계속되었던 교련을 위시한 반공-군사 교육, 관제 행사 동원, 여타 학술·문학·예술·대중문화에까지 드리웠던 검열과 블랙리스트까지 소환되는 기억은 고통스럽다.

그런 레드 컴플렉스의 작동은 최근 남북 관계를 더 경색시키고, 한 발 더 나가 전쟁 위기까지 부추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 사회적 의제에서 한반도 분단 극복과 무장지대 탈출을 위한 지성적 담론과 사회 문화 운동은 좀처럼 보기 어렵다. 이런 현실에서, 평소 사회 역사적 주제로 작업을 하던 작가들이 정체된 분단 논의에 파문을 일으키려 함께 이 전시에 참여했다. 작가들이 직접 체험한 <무장지대>에 대한 예술적 발언이, 지금 수면 아래 가라앉은 분단 논의에 던져지는 날선 짱돌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2. <무장지대>는 한국의 분단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을 작업으로 드러내는 작가들의 모임입니다. 국토의 동서를 가로지르는 폭 4Km의‘비무장지대’이외‘무장지대’에 시민들과 함께 살고 있는 예술가들이죠.

‘무장’은 무기에 의한 물리적 폭력성을 동반하는 실제적 폭력 기제입니다. 한반도는 그런‘무장’이 폭력으로 집적된 상흔이 도저한 곳입니다. 역사적 비극이 점철된 시·공간이지요. 숱한 사람들의 피가 흐른 땅에 다시 철조망이 국토의 동서를 가로지르면서 남북을 분단시키기까지 했죠. 그 국토에 사는 우리는 오늘도 분단의 긴장감에 타율적으로 지배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런 현재 삶과 현실을 제대로 반영-증언-표현하기 위해, 한국 근·현대사의 시간적 맥락과 공간적 현장성, 그리고 그 시·공간에서 발생했던 여러 역사적 사건과 현상의 서사성을 형상화했습니다. 근대사와 동시대 분단 현실을 동시에 조망하는 것이지요. 또 그런 역사적-현실적 맥락에 대해서 전시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구요.

이번 제2회『무장지대-武裝에 대하여展』은 동학혁명으로부터 분단 시대인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근·현대사를 토대로, 분단국 작가들의 反전쟁·非폭력을 위한 비판과 저항, 그리고 평화를 간구하는 메시지입니다.

1부‘무장의 그늘’은 외세와 정치적 이데올로기에 의해 무장된 분단의 비극적 역사와 현실을 형상화했고, 2부‘무장의 힘’은 민중이 평등세상을 외치며 주체적으로 무장했던 동학혁명의 능동성을 바탕으로 구성 되었습니다. 관객께서는 관훈갤러리와 나무아트에서 열리는 이 전시 1, 2부 관람으로 현재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 극복을 위한 방안을 함께 고민해보면 좋겠습니다. 전시 관람, 고맙습니다.

-무장지대 작가 일동

참여작가 
강재구, 김   억, 김재홍, 김진하, 류연복 

류준화, 박순철, 박영균, 손기환, 송   창 

이동환, 이명복, 이인철, 이태호, 정기현 

정지윤, 최경선